굳이 드러내지 않습니다.

가죽 제품의 아름다움은 어디에 깃들까요?
가지런한 손바느질 땀.
정확한 재봉틀 바늘땀.
정성껏 다듬은 가장자리.
그리고 존재감 있는 금속 부품.
그 안에는 장인이 오랜 시간 익힌 기술과 감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Has의 목표는 그 기술을 전면에 보여 주는 것이 아닙니다.
Has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중요한 생각.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
아름다운 바늘땀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눈에 띄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금속 부품 자체가 매력적이어도 장식으로 강조할 필요는 없습니다.
Has는 ‘감싸는 일’이라는 디자인 콘셉트 아래 바늘땀과 금속 부품을 굳이 내세우지 않아 가죽 본연의 아름다움을 끌어내고자 합니다.
기술을 숨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확실한 기술이 있기에 드러낼 필요가 없습니다.
꿰매는 일.
재단하는 일.
조립하는 일.
마감하는 일.
작업 하나하나가 조용히 제품을 받쳐 주며, 기술만 필요 이상으로 눈에 들어오지 않게 합니다.
그렇게 남는 것은 가죽의 표정입니다.
자연스러운 가죽결.
만졌을 때의 부드러움.
빛을 받으면 나타나는 윤기.
그리고 쓸수록 조금씩 달라지는 색과 질감.
Has가 보여 주고 싶은 것은 장인의 기교 자체가 아니라, 그 기교가 끌어낸 **가죽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Has는 이 생각을 건축에도 겹쳐 봅니다.
장식과 정보가 적은 공간이기에 소재와 빛, 형태 자체의 아름다움을 알아차릴 때가 있습니다.
가죽 제품도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더하기보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 갑니다.
덜어 낼수록 부족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가죽을 고르는 방식.
선을 긋는 방식.
형태의 균형.
그리고 제작의 정밀함.
단순하기에 하나하나가 제품의 모습을 결정합니다.
실제로 Has의 가방을 보면 장식보다 가죽의 면과 실루엣이 기억에 남습니다. 부드러운 가죽의 드레이프를 살린 VAGI 역시 소재감을 살린 모습이 특징입니다.
눈길을 끌기 위해 무언가를 더하지 않습니다.
기술을 전하려고 과시하지도 않습니다.
드러내지 않기에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덜어 낸 뒤 남은 가죽의 표정과 형태의 아름다움.
그곳에 Has가 생각하는 제작이 있습니다.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Has의 미의식을 강하게 전하는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