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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점에 가면 가끔 다리가 가는 의자가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아주 아름답습니다.

군더더기가 없고 가볍고.

공간도 넓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앉기 전에 다리를 잠깐 보게 됩니다.

괜찮을까 하고요.

 

물론 실제로는 충분히 튼튼하겠지요.

그런데도 왠지 몸을 맡기기가 망설여집니다.

 

예전부터 아름다운 것을 보면 조금 긴장할 때가 있었습니다.

섬세한 것.

가냘픈 것.

깨질 것 같은 것.

예쁘다고 느끼지만 어딘가 안심이 되지 않습니다.

 

반면 오래 쓰인 물건에는 이상하게 안정감이 있습니다.

닳은 책상.

수리한 의자.

작은 흠집이 난 도구.

 

결코 완벽하지 않지만 설득력이 있습니다.

많이 쓰였는데도 남아 있다는 것.

그 사실 자체가 강인함으로 보이는지도 모릅니다.

 

지갑을 만들 때도 같은 생각을 합니다.

 

저는 얇은 지갑을 좋아합니다.

들었을 때 가볍고 주머니에서도 거슬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얇기만 하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얇음만 추구하다가

‘신경 쓰며 써야 하는 지갑’이

된다면 무언가 다른 것 같습니다.

얇지만 든든한 것.

가볍지만 불안하지 않은 것.

제가 끌리는 것은 그런 지갑입니다.

 

겉모습의 섬세함보다

계속 쓸 수 있다는 안정감을 우선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구조도 가죽도 바느질도

오래 함께할 수 있는가부터 생각합니다.

 

어쩌면 저는

아름다운 물건보다

안심하고 몸을 맡길 수 있는 아름다움을

만들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가구점에서 다리가 가는 의자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제가 지갑에 바라는 것도 아마 같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