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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을 재단하고 꿰매고 다듬습니다.

그것은 제 일의 아주 일부입니다.

그
너머로 흘러갈 누군가의 시간입니다.

새 지갑을 손에 쥔 아침.
꿈을 적기 시작하는 수첩의 첫 페이지.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받은 작은 가죽 소품.

그 순간부터 가죽은 걸음을 시작합니다.

즐거웠던 날도.
그리운 날도 아름답습니다.
도전에 가슴이 뛰던 날도.

그저 조용히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흠집과 윤기로 새겨 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것을 ‘완성’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진정한 완성은 처음 쓰는 그날부터 시작됩니다.

1년 뒤.
5년 뒤.
10년 뒤.

그곳에는 공방에서 만들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주인이 보낸 시간만이 만들 수 있는, 세상에 하나뿐인 표정.

우리는 그 미래를 믿습니다.

유행을 위해서도, 쓰고 버리기 위해서도
아닌,
삶과 함께하며 오래 사랑받는 물건을 만드는 것.

손에 쥘 때마다 그날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세월이 쌓일수록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것.

우리는 그런 제작을 지향합니다.

가죽은 삶을 기록하는 소재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한 땀 한 땀에 마음을 담습니다.

당신의 앞으로의 시간을 담을 그릇을 만듭니다.

우리는 가죽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을 들여 정성껏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