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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카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카프'라고 하면 '생후 6개월 이내 송아지의 가죽', '킵'은 '생후 6개월~2년 미만의 가죽', 그리고 '스티어'는…… 등등, 가죽에 대해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이러한 세세한 분류. 사실 이렇게 엄밀한 카테고리 구분은 일본 특유의 것이기도 합니다.
해외의 분류는 훨씬 대략적이어서, '송아지인가, 다 자란 소인가'라는 일반적인 양자택일이 주류입니다.
유럽에서는 카프 스킨이라고 하면 '생후 6~8개월 정도'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어디까지나 '정도'라는 말 그대로 '대체로 그쯤이면 카프'라는 너그러운 인식입니다.
그 해석조차 태너리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유명한 예로 독일 페를링거사의 '슜렁큰 카프' 등도 일본에서 떠올리는 송아지 크기를 가볍게 넘어서는 큰 면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결이 곱고 작으면서도 최상급인 카프는 세계의 톱 브랜드들이 싹쓸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실제로 가죽을 과학적으로 조사한다 해도 '생후 7개월인지, 9개월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존재하지 않습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출생부터 도축, 원피의 행방에 이르는 기록, 즉 트레이서빌리티를 추적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 한, 정확한 개월 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11DROPS에서는 유럽산 카프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카프란 '엄밀하게 생후 6개월 이내 송아지의 가죽'이 아니라 '대체로 송아지의 가죽'이라고 대략적으로 생각해 주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런 카프 중에서도 이번에 다루고 싶은 것은 프랑스산에 대해서입니다.
뒤 퓌사(Tanneries Du Puy)나 레미 캐리아사(Rémy Carriat)와 같은 프랑스의 명문 태너리는 왜 세계의 하이 브랜드들로부터 이토록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을까요?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그 이유는 ① 원피의 품질, 그리고 ② 발색의 아름다움과 엄청난 ③ 컨러 베리에이션의 풍부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원피의 아름다움을 뒷받침하는 것은 소가 자라는 한랭한 환경입니다. 뒤 퓌사는 알프스 지역의 소를, 레미 캐리아사는 바스크 지방·피레네 산맥 주변의 소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어떤 가죽이든 스무스 가죽 한 장을 크게 펼쳐 보면, 살아 있을 때 생긴 찰과상이나 벌레 물린 자국이 꽤 남아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서늘한 기후의 고지대에서는 피부에 상처를 내는 파리나 진드기 같은 해충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철조망을 쓰지 않는 광대한 목장에서 스트레스 없이 자라기 때문에, 벌레 물린 자국도 상처도 적은 깨끗한 상태의 은면(표면)으로 완성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이 가죽들이 모두 유럽 식육 문화의 부산물이며, 소중히 이어져 온 '생명의 증거'라는 점입니다.
가죽을 얻기 위해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송아지를 먹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부산물로서 양질의 가죽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앞서 유럽에서는 카프의 정의가 대략적이라고 썼지만, 흥미로운 점은 프랑스에서는 생후 3개월~6개월 미만(우유만 먹고 자란 송아지 / Veau)의 '베이비 카프'만큼은 '카프'와 명확히 구별한다는 점입니다.
베이비 카프는 카프 중에서도 최고급 카프로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앞서 말한 철저한 트레이서빌리티 아래에서 엄선되므로, 위의 프랑스 2대 태너리의 가죽은 출생일부터 도축된 날, 원피가 입하된 날까지 어느 정도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 됩니다.
대단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태너리로 건너간 원피는 프랑스 장인들이 쏟는 열정과 전통적인 무두질 기술에 의해, 평범한 원피에서 양질의 레더로 승화되어 갑니다.
(그2로 이어집니다)